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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분리·차별·특권교육 묵인하는 자사고 정책 반대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7-03 11:10
조회
92
* 전경원,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공익내부제보지원센터 센터장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자사고 정책은 분리교육, 차별교육, 특권교육의 묵인에서 출발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수월성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일반 학생들과 분리해 교육하면서 가치와 방향성을 상실했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분리교육은 차별·특권교육의 단초를 제공했다.

자사고 정책이 간과한 최대 패착은 헌법정신을 위배한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점이다.

자사고 정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헌법 전문)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11조1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헌법 11조2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헌법 31조1항)는 헌법 조항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립됐어야 했다.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분리와 차별, 그리고 배제와 특권을 정당화하거나 인정하는 조항이 아님은 기본 상식이다.

평범한 서민 가정에서 연간 학비 1천만원이 넘는 학교에 다니는 걸 감당하긴 쉽지 않다. 경제적 부유층한테 유리한 고교체제임이 분명하다. 상황이 이런데 헌법 31조1항을 자사고 설립 근거로 해석하려는 억지와 어리석음이 당황스럽다.

실제 이렇게 문턱이 높은 상산고가 입학정원 10%에 불과한 규모조차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평가에서 감점을 받은 것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며 문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자사고는 초헌법적 기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자사고의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시행령으로 존재할 뿐이다. 법적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 명백하게 드러났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자사고는 91조3항, 특목고는 90조에 학교설립의 법적 근거가 기술돼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에 법률 개정이 아니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이 가능했다. 당시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 절반 이상이 찬성했다.

자사고 폐지 정책을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다. 당시 리얼미터(52.5%), 티브이(TV)조선(62.3%), 좋은교사운동(88%) 등의 자사고 폐지 관련 여론조사 결과는 진보와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압도적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 80% 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선 공약을 이행했어야 했는데도 정부는 떠넘기기와 눈치보기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교육감들에게 공약 이행을 기대하더니 이젠 아예 대놓고 청와대와 여권 일부에서 지연과 학연을 동원해 자사고 폐지 정책에 다른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자사고 문제를 교육적 관점에 국한해 보면 ‘동료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교육이 간과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데도 우리 사회가 기능적 접근만 시도하다가 소중한 교육적 가치에 소홀했다. 다양한 학생이 함께 공동체를 구성할 때 서로에게 긍정적 역할 모델을 하게 된다. 교육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철학조차 망각했다.

삶을 위한 교육은 교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실에서 만나는 친구라면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다양한 친구와 교류하고 성장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어른으로 성장해서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다.

분리와 배제 그리고 특권을 허용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자사고 정책에 반대하는 본질적 이유이기도 하다.

한겨레신문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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