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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소통

"버닝썬·김학의·장자연 같은 사건 공수처 설치해 밝혀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3-19 15:31
조회
153
文대통령 "진상규명" 하루뒤 법무장관 설치의지 밝혀
권력형 유착·은폐사건 수사…국회 패스트트랙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실 규명을 지시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고(故) 장자연씨 강제추행·'버닝썬' 사건에서 공히 제기된 특권층 유착 의혹을 계기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공권력이 범죄를 비호한 의혹이 있는 이들 세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고위공직자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덩달아 높아져서다.

무엇보다 시점이 좋다. 현재 공수처 설치 법안은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이 선거제 개편·검경수사권 등과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을 추진 중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18일 이례적으로 박상기 법무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세 사건의 진실규명을 지시하면서 이들 사건이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조정을 위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기 장관이 19일 이들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 발표문에 공수처 설치 의지를 표명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박 법무장관은 발표문에서 "공수처가 설치되어 장자연 리스트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과 같은 일들의 진실이 제때에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회견에서 이 문장을 읽지는 않았다.

1996년 처음 입법 논의가 시작된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무소불위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20여년간 검찰의 강력한 반발 속에 번번이 입법 노력은 좌절됐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지금의 법무부 공수처 신설안이 마련된 상황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논의의 기초가 되는 법무부 안은 검찰뿐 아니라 현직 및 퇴직 2년 이내의 대통령, 총리, 국회의원을 비롯해 대법원장을 포함한 법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등 대한민국 고위공직자 전반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검경 모두 부실수사…진실 은폐에 조직적 가담 의혹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은 공수처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세 사건은 모두 여성을 대상화한 성착취 사건이란 점 외에도 공권력이 범죄를 은폐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데 조력한 것이 의심되는 범죄란 공통점이 있다. 국민 여론이 검찰과 경찰 양쪽 모두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도 같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은 경찰이 2013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을 검찰이 '동영상 속 인물을 김 전 차관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 했다. 이듬해 피해 여성의 고소로 재수사가 이뤄졌지만 다시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동영상이) 육안으로 (김 전 차관을) 식별할 수 있어 감정 의뢰없이 검찰에 송치했다"고 증언하며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경찰도 믿을 만하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은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3만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를 누락한 채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장자연 사건은 검경 부실 수사의 총체를 보여준다. 당시 처벌받은 이는 소속사 대표와 전 매니저 둘뿐이고 이마저도 성접대와 무관한 폭행 등 혐의다. 성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는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최근 공개 증언에 나선 목격자 윤지오씨가 성접대 리스트 속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을 추가로 밝히고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가 검찰 내부에서 “사건을 잘 부탁한다”는 청탁이 존재했다고 밝히면서 부실 수사 의혹은 더 커진 상태다.

당시 경찰은 유력 인사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장씨 사건과 관련해 사망 1주일 뒤 압수수색을 했지만 고작 57분에 그쳤다. 재계와 언론계 유력인사로 추정되는 명단이 적힌 핵심 물증인 다이어리 등도 압수수색 과정에서 놓쳤다.

장자연 사건은 대부분 공소시효가 완료돼 조사단의 발표 이후 사법처리는 요원한 상황이다. 김학의 사건은 단순 향응 수수(공소시효 7년)가 아닌 마약 강제투약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특수강간 혐의(공소시효 15년)가 적용되면 재수사에 들어갈 수 있으나 다시 검찰의 손에 맡겨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불신지대 사건은 공수처로"

서울 서초동의 A변호사는 "검찰의 권력은 다름 아닌 사건을 뭉개는 데서 나온다. 검찰이 법과 원칙이 아닌 정무적 판단하에 누군가를 기소하지 않으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검찰이 검찰을 수사해야 했던 김학의 사건이나 유력 언론사가 연루된 사건의 수사에서 정치적이거나 조직 논리의 정무적 판단이 고려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경찰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공수처가 사실상 대안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학의 건은 경찰도, 검찰도 다루기 어정쩡하다"며 "공수처의 최대 특장점은 경찰이나 검찰 고위직이 관련된 때와 경검 수사가 기본적으로 신뢰 얻기 어려운 불신지대 사건에 있다. 공수처의 효용은 차고 넘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경찰 수사를 불신해 국가권익위원회에 정준영 카톡 대화 내용이 제보된 것과 관련해서도 "공수처가 있었다면 고심할 필요 없이 바로 공수처에 넘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사개특위가 논의 중인 안에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경찰 직급은 '경무관 이상'이다. 현재 버닝썬 사태에 연루된 윤모 총경보다 고위직 인사의 유착 정황을 수사해야 할 때 공수처가 나설 수 있다.

참여연대는 18일 성명을 통해 "10년 전 장자연씨 성폭력 사건, 6년 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력 사건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버닝썬 게이트,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회를 향해 공수처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뉴스1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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