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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소통

[단독-스트레이트l] 산자부 10년 거짓말, 자원외교 몸통은 MB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6-04 10:20
조회
1164
*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는 "MB 자원이교 진상규명 국민모임"에 참여연대, 민변, 한국석유공사 노조, 전국공공산업노련 등 시민단체과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 MB는 현재 구속되어 있지만, 사자방 비리에 대한 조사나 기소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MBC 스트레이트 단독보도와 함께 이제부터 그 전모가 철저히 파헤쳐질 것입니다.
* "보도 및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 단독 산자부 10년 거짓말>

[STUDIO]

◀김의성▶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주진우▶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김의성▶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산업자원부가 검찰에 스스로를 수사 의뢰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졌던 해외자원개발 의혹을 풀어달라고 말입니다.

◀주진우▶
보통 일이 아닙니다. 정부가 자원외교에 대해서 첫 발을, 첫 걸음을 뗀 겁니다.

◀김의성▶
네. 역시 이명박 정부 당시 이루어진 해외자원개발, 이 의혹을 풀어달라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주진우▶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이렇게 에너지 공기업 세 곳에서 자원외교 손실액이 13조 9천억 원입니다. 이 세 곳에서만. 정부의 발표액입니다. 사실 더 큰 손해액이 아래 숨어있어요. 정부는 조금 줄여서 발표하는 그런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수업료도 못 건졌다. 산자부 장관이 자원외교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습니다.

◀김의성▶
수업료요. 아니, 세상에 이렇게 비싼 수업료가 어디 있습니까.

◀주진우▶
아니, 누가 국민 세금으로 공부하라고 했습니까. 공무원이 학생입니까?

◀김의성▶
참. 이거 참 시작부터 화가 나네요.하베스트 인수 의혹을 7개월 째 취재하고 있는 전영우, 그리고 고은상 기자. 자리했습니다.

◀전영우▶
네, 산업자원부는 말씀하신 대로 지난 5월29일, 스스로를 수사해 달라. 이렇게 검찰에 의뢰를 했습니다. 수사 대상은 검찰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하베스트 인수 당시에 석유공사 사장은 물론이고요. 산자부 공무원까지 수사 범위에 제한은 없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의성▶
아, 산자부의 입장이 좀 바뀐 거네요. 산자부는 애초에 지금까지 하베스트 유전 인수가 석유공사의 독자적인 판단이었다고 얘기를 해왔잖아요. 왜 갑자기 스스로를 수사 의뢰한 거죠?

◀고은상▶
네, 여기에는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문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저희가 하베스트 인수 의혹을 반년 넘게 취재하면서 2014년 9월에 작성된 산자부 내부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네. 바로 이 문서인데요. 왜 산자부가 소속 공무원까지 수사해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이 문서, 지금 공개하겠습니다.

[VCR]

캐나다 하베스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0월 석유공사가 인수한 뒤 지금까지 누적 적자만 4조원을 기록했습니다. 4조원, 하루에 1천만 원씩 1천년을 써도 3천억 원이 남는 거액이 사라진 겁니다.

당초 유전만 살 계획이었던 한국 석유공사는 이때 고물덩어리라고 불리던 정유시설 NARL도 함께 사들였습니다. 이 정유시설 NARL은 구입하자마자 고장과 사고가 잦아 낡은 부분을 수리하느라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도 못했습니다.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던 석유공사는 NARL을 구입한 지 4년 만인 2013년 7월 외부 기관에 정유시설에 대한 자문을 의뢰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시 가격에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매각”
“매각 불발시 정유공장 완전 폐쇄... 부분 매각”

얼마를 받든 일단 팔아라. 못 팔면 그냥 시설을 폐쇄하라는 권고입니다. 석유공사는 구입과 유지 보수 등에 1조 7천억 원이 들어간 이 정유시설을 2014년 말 고작 500억 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NARL에서만 5년 만에 1조6천억 원이 공중분해된 겁니다.

누가 이런 부실덩어리 시설을 사들이자는 무지막지한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하베스트 인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모두 석유공사가 알아서 샀으며 정부는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최경환 전 지경부 장관▶
장관의 산하 공기업 관리감독권은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 하라 마라 하는 것 은, 그것은 월권이고요. 그렇게 하면 직권남용이 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지식경제부를 이어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박근혜 정부 때도 같은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했습니다.

◀윤상직 전 산자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장관이 지식를 구체적으로 '하라'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사라' 이렇게 지시하기는 어려울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하베스트, 특히 낡은 정유시설 NARL을 비싼 값에 사들인 당시 석유공사 강영원 사장만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낡은 정유시설까지 포함해, 하베스트를 통째로 구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2009년 하베스트 인수 당시 석유공사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을 갖고 있던 지식경제부의 고위 공무원 명단입니다.

장관 최경환
차관 김영학
에너지자원실장 김정관
자원개발정책관 강남훈

석유공사는 이 지경부 라인에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일일이 보고했습니다. 하베스트 구입 당시 지식경제부의 담당 국장이었던 강남훈 당시 자원개발정책관을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강남훈 당시 지경부 자원개발정책관▶
(하베스트사 그러면 매입하는 데 전혀 관여한 일이 없으십니까?)
“그 결정은 석유공사가 했습니다.”
(그러면은 자원개발정책관으로서 하나도 여기다가 관여를 안하셨어요 그러면은?)
“직접 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 그럼 누가 결정했습니까, 그러면은?)
“석유공사에서 했습니다”

당시 지식경제부가 하베스트 인수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전현직 관료들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스트레이트는 하베스트 인수 전말이 낱낱이 담긴 산자부 내부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산자부 관료들의 주장과 정반대였습니다.

“우리(지식경제부) 측은 하베스트 정유시설까지 매입하는 것으로 결정하여 석유공사 및 현지 협상팀에게 지침 전달”

문서에 따르면 1조 6천억원이 넘는 손해를 본 정유시설 매입의 최종 결정자는 석유공사가 아니라, 우리 측, 그러니까 지식경제부 등 정부였다는 겁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산자부는 거의 10년 동안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해 온 것입니다.

더 가관인 건 김정관 에너지자원실장 등 지식경제부 간부들은 자기들이 사들이라고 한 정유시설을 조속히 매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 구입 당시 이미 문제가 될 걸 알았던 겁니다.

◀당시 지식경제부 사무관▶
“그 당시에 이제 그쪽 김정관 실장이 제일 그래도 에너지쪽 잘 하시는 분이었는데.. 하류(정유) 인수한 거는 굉장히 부정적이셨어요...정유 부분은 석유공사가 못한다. 그거 잘 챙겨보라, 이렇게 말씀 하신 게 제 기억에 남고요.”

이런데도 정유시설 NARL을 최대한 빨리 팔라는 지시를 내린 당시 김정관 에너지자원 실장은 여전히 모든 책임을 석유공사에 떠넘깁니다.

◀김정관 당시 지경부 에너지자원 실장▶
“(실장님이 그때 혹시 검찰 조사를 받으셨나요?)왜 산업자원부가 조사를 받아야 하죠? 그건 정부의 정책 결정이 아니고요 석유공사의
결정입니다. (그럼 지식경제부가..)정부가 그거 사라고 지시를 했습니까?”

강남훈 당시 자원정책개발관은 내부 보고서를 직접 보여줘도 지경부가 하베스트 인수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완강히 부인합니다.

◀강남훈 당시 지경부 자원개발정책관▶
[(하베스트 전체를) 매입하는 것으로... 지침 전달.’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건 말씀 드린대로 이건 제가 처음 보는 문건이고요.”
(아니 처음보시든 어떻든 간에 여기 당시 담당자가 작성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럼 담당자에게 한 번 물어보시죠.”
(당시 담당자이시지 않으셨습니까?)

산자부 전현직 관료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내부 보고서에 적시된 내용을 부인할까? 당시 최고 권력층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일까? 김영학 당시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나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 등 정권 최고위층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냐고 묻자 말을 더듬기 시작합니다.

◀김영학 당시 지경부 차관▶
“글쎄요. 저는 그거는, 저는, 말씀드릴 수가 없구요, 아는 바가 없고요. 그거는. 그거는 그 내용 자체를 저는 그렇게 동의할 수가, 하여튼 말씀드릴,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 건에 대해서는.”
(말씀하실 수가 없는 이유가 뭐인 건가요. 왜 그렇습니까.)
“내가 무슨 뭐, 지금 말할 수가 없고, 그런 거 없어요.”

지난 1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고은상▶
“하베스트 인수 지시 하셨습니까.. 수조원대 국고 손실 책임지실 생각 있습니까?”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최경환 당시 장관에게도 하베스트 인수에 이명박 대통령 등 정권의 핵심실세가 관여된 것은 아닌지, 질문을 담은 편지를 구치소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최 전 장관이 우편물 수령을 거부해 편지가 반송되는 바람에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STUIDIO]

◀김의성▶
아니, 깡통 정유시설을 사서 1조 6천억을 손해를 봤는데 어떻게 제대로 사죄하는 공무원이 한 명이 없습니까.

◀주진우▶
없었습니다. 한 분도 없었습니다.

◀김의성▶
아, 저렇게 몰염치한 일부 공무원들 때문에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공무원들이 덩달아서 욕을 먹는 거잖아요.

◀주진우▶
사실 이명박근혜 정권 때는 도덕성을 상실하고 이렇게 문제 있는 사업을 했던 부도덕한 공무원들이 잘 나가고 승진했습니다.

◀김의성▶
이 사람들 지금까지 징계나 처벌 받지 않고 잘살고 있지 않습니까.

◀고은상▶
네. 불과 닷새 전까지는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산자부가 검찰 수사를 의뢰한 뒤, 보도에 보셨던 강남훈 씨는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직에서 면직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청책관을 지낸 문재도 씨는 한국 무역보험공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주진우▶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이 이제서야 퇴출됐습니다. 이제서야. 말 그대로 퇴출은 시작입니다. 이 공무원들도 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야 됩니다.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됩니다. 중요한 건 산자부 역시 하베스트 인수의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 위에는 바로 이명박과 청와대가 있었습니다.

◀전영우▶
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가 하베스트 인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구체적인 증거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산업자원부의 내부 보고서는 그런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가 하베스트 인수에 도대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떻게 개입했는지 그것을 구체적으로 밝혀줄 첫 증거, 첫 물증이기 때문입니다.

[VCR]

캐나다 현지에서 하베스트사와 벌인 협상이 결렬돼 강영원 사장과 김성훈 부사장 등 협상단이 귀국한 시점인 2009년 10월18일. 그런데 이날 만들어진 산자부 내부 보고서엔 벌써 정유시설인 NARL 인수가 기정사실로 돼 있습니다.

"하류(정유)부문 처리 방안은 인수 성사 후 추후 검토"

정유시설구입을 탐탁치 않아했던 산자부의 뜻과 다른 윗선, 그러니까 청와대나 총리실 등 최고위층의 압력이 없었다면 정부 기관, 특히 중앙부처인 지식경제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주먹구구식 행정입니다.

그런데 낡은 정유시설 NARL을 포함해 4조5천억 원을 주고 하베스트를 통째로 사라는 당시 정부의 지시는 지식경제부 혼자 내린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에 보고한 뒤 나온 결정이고 지침이었습니다.

"우리 측은 BH 보고 등을 거쳐 하류부문까지 매입하는 것으로 결정하여 석유공사 및 현지 협상팀에게 지침 전달"

당시 지식경제부는 내부 보고서에서 청와대에 보고를 한 뒤 석유공사는 물론이고, 현지 협상팀에게까지 직접 지시를 내렸다고 스스로 털어놓고 있는 겁니다. 이 내부 보고서를 보면 청와대가 얼마나 하베스트 인수 과정을 꼼꼼하게 챙겼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M&A(인수 합병) 동향, 협상내용 및 결과 등은 지속적으로 BH(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실(최남호 과장)에 보고되었으며, 담당 라인에 계속 보고"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세세하게 보고를 받았다는 당시 청와대 보고라인은 윤진식 경제수석 김동선 지식경제비서관 최남호 행정관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문서에 보고 라인으로 지목된 당시 청와대 행정관 최남호 현 산자부 시스템산업정책관에게 물어봤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청와대 지시 의혹을 부인합니다.

◀최남호 당시 청와대 행정관▶
"(청와대가) 이거를 사라, 마라 이렇게 했던 기억까지는 없고요 사안이 괸장히 중요하면 윤진식 (청와대) 수석에 게 보고를 하기도 하고..."

그런데 지난달 28일 산자부가 하베스트 인수 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난 뒤에는 인터뷰 요청에 갑자기 격앙된 반응을 보입니다.

◀최남호 당시 청와대 행정관▶
"(문서에 등장하는, 문서에 이름이, 성함이 나오시잖아요?) 예, 그러니까 그거는 제가 나중에 검찰 조사를 받든 뭐하든, 거기서 내가 얘기를 할게요. (검찰 조사를 기정사실화하시는 건가요?) 아니, 뭐, 예를 들어서 뭐가 됐든... 괜히 내가 오해를 받을 거 같아서 그래요...됐습니다. 됐습니다. 저는 거절. 오케이 거절, 거절할게요."

2009년 지식경제부의 주요 사안을 모두 보고 받는 위치에 있었던 김동선 당시 지식경제비서관을 찾아갔습니다.

◀김동선 당시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
“(고문님이 그 때 지식경제비서관이셨고)
예? 아니 나는 몰라. 나는 모른다니까.
(아니 여기 이렇게 나오지 않습니까. 지속적으로 보고했다고요.)
아이, 그거는 몰랐어요...
(아니 전화도 안 받으시면서, 아니 이거는요. 이게 국민 세금이 몇 조가 날아갔는데요. 그러면 지식경제비서관으로서 하베스트 구입에 전혀 관여를 안 하셨나요?)
안 했어요. 안 했어요. 아니, 사실 확인 안 된 걸 이렇게 무작정 와 가지고 이런 식으로 하면 저도 가만히 안 있습니다.
(아니 저희가 전화도 드리고 문자도 드리고 그 다음에 전화도 드렸는데 저희 인터뷰에 응해주시질 않았잖아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김동선 지식경제비서관의 직속상관이었던 윤진식 당시 경제수석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윤진식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안녕하십니까. 저기 저 MBC 전영우 기자라고 합니다.)
예.
(좀 여쭤볼 게 있어서 왔는데요.)
뭐를 여쭤보죠?
(저희 그, 저희가 그 하베스트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뭐 하도 오래된 일이라 (네) 기억이 없습니다.
(전혀 기억이 안 나시나요?)
예예...저 위치에 있을 때 일이 뭐 한두 가지가 아니고 지금 그게 시간이 지나고 그래 가지고 그러 지금 기억할 수 없어요.
(이 정도면은.. 장관님)
들어가세요.”

MBC가 단독 입수한 문서는 지난 2014년 9월 윤상직 산자부 장관 시절에 만들어진 것. 하베스트 인수에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사상 처음으로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물증입니다.

석유공사 대형화 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윤상직 당시 장관은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 산자부 차관까지 거쳐 해외자원 개발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인물. 국회에서 4시간을 기다린 끝에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인 윤상직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만나봤습니다.

◀윤상직 전 산자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아니 이게 문서가 장관님, 의원님께서 장관하실 때 만들어진 문건입니다.)
“아니 그건 내가, 내 시절에 만들어졌다는데 어떻게 알아요. 내가 보고(서)도 안 만들었는데”
(2008년 MB 정부 초기에요.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하셨고요. 지식경제부에서, 산자부, 모든 그런 중요한 사안 다 보고받으셨고요. 지식경제비서관하시면서요. 그다음에 차관 하시면서 중요한 회의 다 들어가셨고요. 그다음에 장관 하시지 않았습니까? 근데 이걸 모르셨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아니 공무원은요. 자기 권한 범위 내에서 일을 합니다.”
(장관 하실 때 만들어진 문서라니까요.)
“제가 보고를 안 받았으니까.”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죠. 근데 장관님께서 산자부 외부에서 오신 분이 아니라 산자부에 30년 계시던 분 아닙니까? 보고를 받으셨다면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고요)
“그다음에 이 부분을 물으시려고 한다면.”
(보고를 안 받으셨다면 그건 무능하거나 아니면 부하 직원들이 장관을 속인 거 아닙니까? 장관 3년이나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동안에 석유공사 부채 비율 수백%, 600% 이상으로 늘어났고요. 그다음에 광물자원공사 몇 천퍼센트로 부채비율 늘어났고요.)
“그게 이미 그전에..”
(그럼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감 못 느끼십니까?)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에 저는 지금도 소신이 그건 석유공사나 광물자원공사가 과욕을 부렸다. 정부가 예산 지원을 해주면서 부실 투자를 하라고 면죄부를 준 건 절대 아닙니다. ”
(아니 (정유시설 구입에 청와대 개입 사실)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그 부분만...)
“저는 국회의원이고요.”
(말씀 좀 해주시죠. 의원님 답변 피하신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수십 조가 날아갔습니다. 자원외교 때문에)"

[STUIDIO]

◀김의성▶
오리발 내밀기. 발뺌하기. 꽁무니 빼기. 대한민국의 고위 공무원이 되려면은 이런 3종 세트를 연마를 해야 되는 겁니까?

주진우

필수 요소입니다. 우리 공무원 누구도 반대하거나 문제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거 뻔히 잘못된 일인지 다 알았어요.

김의성

그러고 나서도 지금 아무도 책임지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를 않잖아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국민 세금이 줄줄 나갔는데

김의성

그런데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들이 또 더욱더 막중한 책임이 필요한 자리로 다 옮겨가잖아요, 다시.

전영우

네, 결과를 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청와대 참모 중에 보고라인 가장 위에 있었던 윤진식 경제수석은 새누리당에서 18대, 19대.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지냈고요. 김동선 당시 지식경제비서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법무법인 ‘화우’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고은상

네. 산자부 관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영학 전 차관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김정관 전 실장은 SK사외이사, 국내 2위의 로펌 ‘태평양’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상직 전 장관은 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입니다.

김의성

네. 한국사회의 부도덕한 최상층은 정말 거대한 회전문을 연상시킵니다. 이리 나가면 저리 들어가고 저쪽에서 나오면 이리 들어오고요.

주진우

잘도 돌고 돕니다. 예.

김의성

그런데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지금 수감 중이죠.

주진우

네, 감옥 갔죠. 그런데 자원개발사업, 이 부분으로 감옥에 가야 되는데 이 분은 뇌물 혐의로 감옥에 갔어요. 국정원에서 뇌물을 받았거든요. 음, 중요한 거는 해외자원개발 관련된 몸통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고은상

네, 그렇습니다. 청와대 참모들과 산자부 고위관료들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인 건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 때문이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한국 석유공사 노동조합과 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입수, 분석해 하베스트 인수가 누구로부터 어떻게 기획, 준비, 실행됐는지 밝혀냈습니다.

◀VCR▶ 3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산자부 내부 보고서 중 하베스트 인수합병 부분의 첫 구절입니다.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 수립, 인수위 및 지경부 업무보고 시 VIP께서 대형화 필요성 언급"/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가 수십조 원 국부 유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은 석유공사를 5배로 키울 계획을 빨리 내놓으라고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을 다그쳤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2008년 3월17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
"관계되는 부서의 보고를 받아보면 그 내용면에서 매우 형식적입니다...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석 달 뒤인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의 빌 그린 회장을 청와대에서 비공식 면담합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머리 속에 담고 있던
질문을 빌 그린 회장에게 던집니다.

석유공사 대형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해야 하느냐.

이 대통령의 질문이었습니다.

컨설팅 회사 전 대표
"청와대 내에서 들어가서 (비공개 면담을) 했죠. 핵심은 저거죠. 석유공사 가스공사를 통합해서 대형화를 해야된다. 지금 고민이 그거인데 그걸 어떻게 생각하냐

(그건 그럼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물어보셨던 거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그렇죠. 그렇죠 //

이후 액센추어 코리아는 우드매킨지와 함께 석유공사 대형화의 자문 역할을 맡았고 보고서 하나를 내놓습니다.

2009년 3월에 제출된 이 보고서에는 석유공사 몸집을 불리기 위해 사들일 기업 목록 이른바 '쇼핑리스트'가 처음 등장합니다.

기업 인수 코드.

프로젝트 프라다 . 스위스의 아닥스 사

프로젝트 에르메스 캐나다 하베스트 사

프로젝트 샤넬 앤 디오르 영국 다나 사

석유공사가 인수를 추진한 해외 석유기업 명단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김병수 노조위원장/한국석유공사
이명박 대통령이 뭐를 알고 정확하게 꼭 집어 가지고 석유공사 대형화 할 것을 어떻게 보면 지시한 거거든요. 구체적인 규모까지 언급. 5배 키워라. 라고 언급하면서. 석유공사 내부에서는 그에 따라서 쇼핑 리스트를 만들었고.

이른바 쇼핑 준비를 마친 석유공사는 같은 달 본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자문사를 선정했습니다.

바로 메릴린치 입니다.

매우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 메릴린치엔 이명박 대통령의 금고지기, 김백준 총무비서관의 아들 김형찬 씨가 상무로 재직중이었습니다. .

김형찬 전 메릴린치 한국지점장(2015년 9월 국정감사)
(김형찬 증인은 관여를 안 하셨다고 했는데, 하베스트 자문에서 무슨 역할 하셨습니까?)

자문에서 역할을 한 것은 없고요. 저희가 저희 업계의 일반적인 관례상 (관여 안 하셨습니까?) 예, 전혀 관여 안 했습니다.

(MB정부 김백준 전 청와대 비서관의 관여가 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인정하십니까? )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메릴린치의 또 다른 하베스트 관련 보고서.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사의 유전만 사려고 했던 2009년 9월 초 제출된 겁니다.

본격적인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나온 겁니다.

마직막 부분은 하베스트 사 '인수 전략'

메릴린치는 여기에 석유공사가 당시로선 전혀 인수할 생각이 없어 의뢰하지도 않았던 정유시설 NARL의 자산 가치를 이미 1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해 놨습니다.

석유공사가 NARL을 인수한 가격 거의 그대로입니다.

더 놀라운 건 NARL을 포함한 하베스트사 전체의 추천가격입니다.

최고 추천 가격이 약 4조 4천 1백억 원으로 최종 인수가격과 거의 동일합니다.

마치 한 달 반뒤 하베스트 인수가 계획에 전혀 없던 정유시설 NARL까지 포함해 어떤 가격에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지 예언하는 수준입니다.

김병수 노조위원장/한국석유공사
"이거 보고는 '아, 이건 사기다' 이미 정유시설을 사기로 해놓고 가장된, 그러니까 뭔가 꾸며진 플레이를 한 거 아닌가 사는 걸 정해놓고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리포트(보고서)죠."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산자부의 내부 보고서에는 더욱 끔찍한 문구가 써 있습다.

'동시다발적 M&A 추진, 외화 채권 발행 등을 통한 투자재원 확보도 지속'

빚을 내서라도, 이른바 쇼핑 리스트에 있는 해외 석유기업을 계속 사들이라는 뜻입니다. 하베스트 인수 9년 뒤인 현재,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석유공사는 부채비율 700%에 가까운 부실기업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렇게 이명박 정부 당시 이뤄진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에너지 공기업 세 곳의 투자만 43조 원. 손실은 지금까지 약 14조 원입니다. 이 손실은 모두 국민이 떠안아야 합니다.

◀김의성▶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 수립. 컨설팅 회사를 통해서 쇼핑리스트 작성. 메릴린치에 MB 최측근인 김백준 씨의 아들 김영찬 씨 입사. 그리고 메릴린치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그리고 모든 단계의 마지막, 메릴린치가 추천한 대로 하베스트 유전을 4조 5천억 원에 인수. 이 모든 것이 이명박 씨가 대통령 된지 1년 7개월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주진우▶
자원외교는 MB의 머릿속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실은 정권이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됐습니다. 4대강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최종 결정권자도 이명박이었습니다. 이제 검찰 수사가 시작됩니다.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해야 되는 건지는 명확합니다.

◀전영우▶
네. 하베스트 인수 의혹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배당이 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하베스트 의혹을 수사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에 검찰이 벌써 한 번 수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끝에 내린 결론은 뭐였냐면요. 강영원 당시 석유공사 사장 단 한명만, 딱 한명만 기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의성▶
네. 그런데 이 강영원 씨도 2심까지 계속 무죄를 받았잖아요.

◀전영우▶
그렇습니다.

◀주진우▶
박근혜 정권에서 하베스트 수사를 한번 했어요. 그런데 검찰 수사의지가 없었습니다. 정권에서도 의지가 없었고요. 그래서 재판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수십조의 국부가 유출된 사건입니다. 의혹은 산더미인데 풀린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석유공사 직원 한 분이 생을 마감했습니다.

◀김의성▶
네. 이 거대한 의혹의 말단에 있는 그 직원이 생을 마감하셨던 그 날이 공교롭게도 바로 오늘, 6월3일입니다. 이 의혹들을 끝까지 해결해내고 파헤치라는 어떤 계시처럼 느껴지는 그런 날입니다.

◀주진우▶
지금이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의혹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금 놓치면 진실은 사라집니다. 정의도 사라집니다.

◀김의성▶
네. 산자부가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고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되기까지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에이스, 고은상 기자 아닙니까?

◀주진우▶
그렇습니다.

◀김의성▶
2월4일 스트레이트 첫 방송부터 이 하베스트 의혹을 꾸준히 파헤쳐 왔는데요. 지금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주진우▶
사실 고은상 기자가 하베스트 의혹을 끝까지 취재하고 추적하지 않았다면 산자부가 검찰에 수사 의뢰하지 않았습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을 모피아라고 하지 않습니까. 산자부 공무원들의 팀워크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끈끈하고 이게 조직적이기로. 자신의 과오를 고발하고 자신의 동료, 선후배를 수사의뢰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 아닙니다. 산자부는.

◀김의성▶
고은상 기자의 보도가 계속 됐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런 얘기군요.

◀주진우▶
네, 그렇습니다.

◀고은상▶
네, 하베스트 인수 의혹을 다시 취재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뜯어 말렸습니다. 이게 3관왕이라고 하는데요. 감사원 감사, 검찰 조사, 국정 조사까지 모두 받았기 때문에 더 나올 게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주진우▶
이미 공적인 기관에서 다 묻어, 팍 뒤집어엎었습니다.

◀고은상▶
네. 그런데 어려움을 무릅쓰고 저희를 도와준 조력자들과 함께 반년 넘게 취재한 끝에 진실의 조각들을 조금씩 발견했습니다. 그때마다 기자로서는 설레었지만 국민으로서는 매우 분노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하베스트 방송과 함께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된다고 해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끝이 매우 추악한 모습일지라도 모든 진실이 드러나 정의가 바로 서지기를 기대합니다.

◀주진우▶
큰일 했습니다.

◀김의성▶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영우, 고은상 기자, 다음 취재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취재기자]
고은상 기자 gotostor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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