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조원 자산가 前 삼성 부회장 이학수의 수상한 해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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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9-07-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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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설립된 회사에 100억 넘게 투자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일가가 소유한 엘앤비인베스트먼트(LNB Investmesnt.co.Ltd)가 신설된지 얼마되지 않은 미국 법인에 백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재산의 변칙 증여가능성이 있는지 투자경위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는 한편 이학수 전 부회장의 해외자산 등에 대해 역외탈세 혐의가 없는지도 살폈다.

이학수 전 부회장 일가가 공동 소유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19층 건물 엘앤비타워의 실소유주인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에 112억여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면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에 112억 7천여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는 미국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델라웨어주에 있는 회사로, 지난해 8월에 설립됐다.
지난해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회계연도는 2018년 12월 31일까지로, 지난해 8월 설립 당시 또는 몇 달 안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임대 및 개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Paper company)의 천국인 미국 델라웨어주의 신설 법인에 백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다. 델라웨어주는 회사법상 주주와 이사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는다.

또한 재무제표를 보면 주주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이 일년 새 97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 이 돈으로 해외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 전 부회장이 재산을 가족들에게 변칙 증여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조사했다.

전문가들은 주주의 돈을 빌려 해외 조세회피처의 법인에 투자하는 것은 흔히 쓰이는 역외탈세 또는 해외 재산 도피수법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신탁의 경우 수익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현행법상 신탁자산이 실제로 지급된 날을 증여일로 보는 점을 악용해 신탁계약의 수익자를 배우자, 자녀 등으로 지정해 편법 상속이나 증여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에서 인위적인 손실거래를 발생시키거나 허위 비용을 계상하는 등 변칙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과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학수 전 부회장 일가 소유의 법인이 투자한 미국 델라웨어주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의 법인 등기부등본(곽인숙 기자)
조세전문 변호사는 "통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보기에는 의심이 든다"며 "임대업의 해외 진출도 아니고 사업적 연관성이 크지 않은 투자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변호사도 "상환전환우선주는 보통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회사에서 발행하는데 실질적인 매출이나 향후 소득이 없다면 재산을 해외로 이전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투자받은 회사가 객관적인 투자가치가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약 페이퍼컴퍼니라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이학수 전 부회장의 해외자산 등에 대해서도 세금 탈루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에 앞서 재산, 소득 자료, 외환거래 등 금융정보 뿐만 아니라 이 전 부회장 일가의 해외출입국 현황, 유관기관 정보, 현지정보와 해외 국가 간 정보 교환자료 등을 종합 분석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금융정보 자동교환 대상 국가가 확대되면서 특히 지난해부터 스위스와 싱가포르로부터 입수한 정보도 추가돼 전반적인 해외 재산 규모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된 해외금융계좌 신고 내역과 미국, 하와이 등에 있는 이 전 부회장의 부동산 등 해외 자산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해 자산 조성 경위 등도 살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어떤 회사?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CBS 취재결과 보도(노컷뉴스 7월 18일자 [단독]국세청, 수조원 대자산가 이학수 탈세여부 조사)되면서 이 전 부회장 일가가 소유한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어떤 회사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이 전 부회장 가족 5명이 공동소유한 부동산 임대 및 개발회사로 시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엘앤비타워의 실소유주다.
엘앤비는 이학수의 L자와 아내 백모 씨의 B자 이니셜을 따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부근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엘앤비타워는 지난 2008년 세워졌으며 지하 4층, 지상 19층으로, 선릉역에서 1,2분 거리에 우리은행과 다이소, 금융회사 등이 대부분 층수는 사무실로 임대 중이다.

한달 월세만 수억원의 수입을 거둔다고 주변 부동산들은 전한다.

선릉역 근처 부동산 관계자는 "평당 월세가 80~85만원 선으로, 한 층 전체를 임대할 경우 보증금은 1억 5천만원에서 1억 7천만원 사이, 관리비 포함 월세는 2300만원에서 25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이 건물의 시가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법인등기를 살펴보면, 2012년 1월 이 전 부회장이 아내, 딸(46)과 함께 각각 이사와 감사로 취임해 계속 등재된 상태다.

이 회사는 현재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딩에 위치해 있으며 이 곳은 이 전 부회장의 개인 사무실로도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이 전 부회장과 아내, 딸, 그리고 사모펀드 대표인 두 아들 이상훈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한국지사 대표와 이상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의 공동 소유로 되어 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다성양행으로, 199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수출입업 및 대행, 수입상품 도소매업 등이 회사 목적이었다.
이후 2011년 주식회사 엘앤비인베스트먼트로 상호가 변경됐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990년 설립 당시 자본금이 5천만원이었지만 지금은 두 차례의 증자를 거쳐 지난해말 현재 보통주자본금은 200억에 달한다.
지난 2000년 4만주에 자본금이 2억이었지만 2006년 400만주로 증자해 자본금이 200억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국세청은 증자 경위에서 불법적인 부분이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이 전 부회장의 가족들이 증자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자녀들의 지분 취득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가 있었는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불법적인 부분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와 이 회사의 청소, 주차관리 용역 등을 관리하는 용역업체 RCS와의 관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는 박모(46)씨는 직전 대표이사 박재용씨의 아들로 RCS의 대표이기도 하다. 박재용씨는 이 전 부회장의 고향선배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RCS는 엘앤비타워 외에도 삼성반도체와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청소 용역 등을 맡고 있다.

CBS노컷뉴스 /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