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거리의 만찬'이 만난 공익제보자 노승일·박창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5-31 16:40
조회
32
*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노승일 집행위원, 박창진 집행위원 출연.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공익제보자들의 현실을 함축하는 말이다. 국정농단 공익제보자 노승일과 대한항공 ‘땅콩회항’ 공익제보자 박창진의 현재는 어떨까.

31일 방송되는 KBS '거리의 만찬'의 ‘나는 고발한다’ 1부에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건이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던 공익제보자로서의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본다.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데 핵심적인 증언을 한 사람이 바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다.
노승일은 최순실과의 첫 만남부터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폭로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냈다. 노승일의 말에 따르면 최순실이 “아버지는 항상 신의를 지키라 말씀하셨다”며 그에게 자신과의 신의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노승일을 해고했다.

또한 노승일은 국정농단에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을 당시 담당 검사와 12시간 동안 싸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검사가 내 편일지 아닐지 믿을 수 없었다”며 서로 머리싸움을 하느라 조사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거리의 만찬'에서 만난 또 한 사람은 바로 박창진 지부장이다. 2014년 12월, 국민들을 분노케 만든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인 비행기를 되돌렸고 박창진 사무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후 사측의 일방적인 몰아가기에 참지 못한 그가 모든걸 폭로했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 ‘갑질’ 문제에 불씨를 붙였다.

이날 박창진은 그동안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한진 그룹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박창진은 KIP(Korean Air VIP, 대한항공에서 총수 일가를 뜻하는 코드명)가 탔을 때는 교육부터 대본 연습까지 해야 하며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향 파악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3년 차 때, 회장의 사모님을 모시고 꽃놀이를 하러 간 적이 있다”며 “그들은 일반 승객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해 MC들을 분노하게 했다.

■ 공익제보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고 회사로 돌아간 박창진을 반기는 것은 환대가 아닌 박대였다. 동료들은 박창진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들을 퍼트리고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내게시판에는 박창진을 겨냥한 악성 댓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댓글 중 ‘스스로 나가지 않을 테니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다음 날 해고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글을 보고 양희은은 “사람들이 악랄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노승일은 “내부에 문제가 있으면 경찰이나 검찰에 또 얘기할 거라 생각해 (어느 곳에서도 나를) 써주지 않는다”라며 현실적인 공익제보자들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력의 유착 관계와 재벌가의 추악함을 알린 이들의 용기 덕분에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화했다. 그러나 그들이 알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고, 제보 후 그들의 삶은 보호받지 못했다. 여전히 그들은 끝나지 않은 싸움을 홀로 이어가고 있었다.

조직 내부의 부당함을 바깥세상에 알려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지킨 사람들을 우리는 금세 잊어버리거나, 혹은 여전히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거리의 만찬'의 ‘나는 고발한다’ 1부는 31일 밤 10시 1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