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리가 세운 홍콩투자회사는 페이퍼컴퍼니? 글로벌투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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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9-03-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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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28·본명 이승현)가 홍콩에 투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홍콩 현지에 사무공간 등이 따로 없어 조세회피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홍콩 법인 등기 서류를 보면, 승리는 사업 파트너인 유모씨(34), 유씨가 일하던 한국 컨설팅업체 ㄱ사 대표 류모씨(50)와 함께 2016년 3월30일 홍콩에 ‘BC홀딩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1홍콩달러(한화 약 143.65원)짜리 주식 300주를 발행해 세 사람이 100주씩 나눠가졌다. 법인 설립 서류에는 승리의 본명이 영문으로 여권 번호 등과 함께 기재됐다. BC홀딩스의 주소지는 법인 설립을 대행한 홍콩의 한인 회계법인과 동일했다.

BC홀딩스는 유리홀딩스가 설립한 ‘글로벌 투자법인’이다. 승리가 자신의 사업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준 텔레비전 프로그램 화면에 BC홀딩스 로고가 비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한국에 법인 등기는 하지 않았다.

유리홀딩스는 승리와 유씨가 세운 사업체다. 유리홀딩스는 라멘 프렌차이즈 업체 등을 운영하는 사업체로 최근 논란이 된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도 투자했다.

유리홀딩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BC홀딩스의 투자자는 유리홀딩스와 베트남의 부동산 시행사 탄호앙민 그룹, 일본의 건설 관계사 KRH다. 2016년 11월 BC홀딩스 서류를 보면, 이 법인의 등기이사(Director)로 있던 승리와 유씨가 사임하고, 베트남·일본 측 투자 관계자 2명이 대신 임명됐다.

이사로 등재된 베트남인 도호앙민(영문명 데니스도)은 승리와 절친한 사이로 탄호앙민 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알려졌다. 승리와 유씨 등은 베트남·일본 이사에게 주식을 넘기지는 않았다.

법인 설립이 쉽고 역외소득에 대해 관세하지 않는 홍콩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다. 현지의 법인설립 대행업체에 주소지를 두고 국내외의 자금이 거쳐갈 수 있도록 현지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일반적이다.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감시망이 쉽게 닿지 않는 홍콩은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해 조세를 포탈하거나 각종 경제 범죄의 창구로 악용돼 왔다.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회계사)은 “페이퍼컴퍼니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재무 자료를 확인하고, 자본금 규모의 적정성이나 주소 소재지의 실재성 등 요소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뚜렷한 사업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회사는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C홀딩스 측은 경향신문의 서면질의에 대해 ㄱ사 대표 류씨를 통해 “홍콩에 법인을 설립한 것은 조세회피와 전혀 관계 없다”며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투자를 목적으로 금융 허브인 홍콩의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BC홀딩스 측은 “투자회사로서 실제 투자 검토 및 집행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회사이며, 우리은행 홍콩지점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여 홍콩의 세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게 되어있다”고 해명했다. 류씨는 “BC홀딩스는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여서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