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문재인 코드 맞추기...'병드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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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8-11-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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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최정우 회장의 정부 눈치보기에 침몰하고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시절 승승장구하던 최 회장은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 줄을 대는 모양새다. 이에 포스코의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등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민영화한 이후 정부의 입맛에 맞는 회장이 낙하산식으로 선임되면서 포스코의 병폐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수와 진보 정부 모두를 오가며 요직을 차지한 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안종범-최순실과 엮였다는 의혹 최정우, 변신의 달인?

최 회장은 취임 전부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깊숙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불거졌다. 단순히 보수정권 시절 포스코그룹의 자원외교와 대규모 해외공사 등을 방관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부사장 시절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최 회장의 평판을 조회한 뒤 같은 해 7월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가치경영실장으로 영전했다는 의혹은 잘 알려져 있다.

이후 포스코는 10억원 이상을 기부할 때 재정 및 운영위원회의 사전 심의절차를 거쳐야 하는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미르재단에 30억원, K스포츠재단에 19억원 등을 기부했다. 최 회장은 이로 인해 지난해 검찰조사도 받았는데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자금 출연을 급박하게 요청해 청와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만큼 청와대 등 정부 압력에 쉽게 휘둘리는 인사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재단 기부 이후 최 회장의 이름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수첩에 이름이 올라가는 등 승승장구한다.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에 해당하는 가치경영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최 회장은 정권이 바뀌어서도 탄탄대로였다. 올해 2월 포스코켐텍 사장에 취임한지 불과 4개열여 만에 포스코 회장에 내정된 것이다. 이번에도 재빠르게 얼굴을 바꾸는 최 회장의 정무적 판단이 들어맞았다는 평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최 회장이 두루 요직을 거친 점을 감안하면 그간 있었던 포스코의 비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 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얼굴을 잘 바꾸는 듯하다”고 평했다.

◆부족한 정당성, 정부 입맛 맞추기 ‘급급’ 지적...“입김서 자유로울 수 없어”

잇단 잡음에도 불구하고 회장 자리를 꿰찬 그는 다급하게 문재인 정부 입맛 맞추기에 나선다. 취임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45조원 투자하고 정규직 2만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한 압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LG, 현대자동차, SK, 신세계, 삼성, 한화 등이 잇따라 내놓은 투자·고용 계획과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자리를 문재인 정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최 회장의 발 빠른 조치로도 판단된다. 앞서 최 회장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부도 청와대의 의중이라고 보고 그대로 따랐다.

결국 지난 9월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단에 초청받았다. 앞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첫 해외 일정인 미국 방문에 동행하겠다고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던 것과 대비된다. 최 회장이 정권이 바꼈음에도 청와대에 그만큼 ‘코드’를 잘 맞추고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최 회장 자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 결정이 기업 경쟁력 악화 우려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 순이익 1조5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7년여 만에 최대 수준의 호실적이다.

그럼에도 포스코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2월 1일 장중 40만원을 찍었던 포스코 주가는 지난달 30일 24만6000원으로 내려앉았다.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최 회장이 자신의 자리 보존과 정권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45조원 투자와 2만명 고용 외에 언제 어떤 무리한 투자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달 7일에는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고용노동부가 총 108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사회적기업 모태펀드에 18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자리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는 정부 압력에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작년보다 분기 현금배당금을 주당 500원 늘린 2000원으로 올렸지만 주가는 도무지 반등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1.05%)으로 주가가 떨어질수록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은 멀어지게 된다. 앞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년간 국민연금이 포스코에 대한 투자로 2조원가량의 누적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포스코 ‘묻지마 투자’를 두고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은 “포트폴리오 투자 개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배경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내년을 비롯해 향후 포스코 실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지분상으로 포스코는 완전한 민간기업이지만 고용이나 세수 등의 이유로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규제가 많은 금융, 통신 등 일부 산업 공기업은 민영화가 됐더라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better502@asi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