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②] MB 청와대, 사업 위험성 알고도 계약 밀어붙였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27 10:25
조회
67
<앵커>

그런데 석유공사나 외교부도 일이 이렇게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시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정부 내부 문서를 보니까 당시 청와대가 이 계약을 밀어붙였던 거로 파악됩니다.

이어서 김지성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정식 계약 전인 2008년 8월 외교통상부가 주이라크 대사에게 보낸 비밀문서입니다.

쿠르드 유전 개발을 이라크 중앙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이나 정부 차원의 지급 보증은 곤란하다"는 부정적 평가를 전합니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유전 개발과 수출 등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쿠르드 자치정부와 직접 계약을 맺는 건 위험하다는 걸 정부도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9일 뒤 청와대에서 관계기관 회의가 열리더니 양상이 확 바뀝니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회의를 주관하고 외교부와 국토부, 금융위, 지식경제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공기업 자체 투자 사업에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겁니다.

[박병원/전 청와대 경제수석 : (이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10년 전 것을 그렇게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억할 수가 있습니까.]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도 회의 이후 건설비를 떠안고 유전을 개발하는 초유의 사업 방식을 추진합니다.

[김 모 씨/전 석유공사 임원 : 7월까지는 하여튼 (SOC 연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강영원 사장이 오고 나서 흐름이 바뀌었다니까요. 그러니까 왜 바뀌었냐고, 그 양반이 누구한테 오더(지시)를 받았는지….]

공사 내부에서는 유전 개발 전문 회사가 사업 영역이 아닌 건설을 책임질 수 없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습니다.

그러자 9월 24일 지식경제부 담당 국장은 건설이 유전 개발을 위한 부대 사업이라는 공문을 전결 처리해 석유공사에 보냅니다.

당시 국장이었던 윤상직 의원을 만나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윤상직 국회의원/2008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 석유공사가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부대 사업(SOC)까지 하게 해달라, 이거 아니면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라고 하니 그러면 정부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하지만 SBS가 입수한 석유공사 자체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공사 평가팀장은 "SOC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고 지식경제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모 씨/전 석유공사 임원 : 공기업 사장은 직제상 차관 대우에요. 강영원 사장에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장관 아니면 BH(청와대) 아닙니까.]

석유공사 노사 개혁위원회는 외압이 있었다고 보이지만 강제 조사권이 없어 밝힐 수 없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