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실패 부른 MB의 '한반도 대운하'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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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8-07-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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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6m, 수자원 8억톤' 지시하며 속도전…"통치차원" 앞세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운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후 정부에서 운하를 추진하게 된다면, 그것에 방해가 되도록 4대강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2008~2009년 4대강 사업을 추진하던 이명박(MB) 정부 핵심 인사들이 최근 감사원에 밝힌 내용이다. MB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집착이 4일 공개된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결정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당시 장·차관 및 대통령비서실 직원 등 90명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MB는 2008년 6월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 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4대강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은 채였다.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에는 장석효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의 용역자료를 반영하게 했다. 국토부와 대운하설계팀이 함께 사업을 논의하게도 했다.

2009년 2월 국토부는 '최소수심 2.5~3m'를 보고했지만, MB는 "3~4m 수준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정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최소수심을 4~5m 수준으로 추진하라"고 했다. 이후에는 "수자원은 10억톤, 적어도 8억톤은 필요하다"며 "낙동강의 최소수심을 6m로 확보하라"고 밝혔다.

당시 4대강 사업 추진본부 관계자는 감사원에 "대통령비서실 지시에 따라 수자원 8억톤 확보, 이에 따른 낙동강의 최소수심 6m가 결정된 것"이라며 "준설량의 적정성, 수자원 확보의 당위성 등에 대해 제대로 검토가 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지시에 그저 따를 뿐이었다는 것이다.

MB의 기준(최소수심 6m, 수자원 8억톤)은 대운하를 염두한 조건으로 보인다. 남궁기정 감사원 국토해양감사국장은 "화물선의 운영을 위해서는 6m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것을 MB가 계속 지시를 했다"며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용역 보고서에도 '6m'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추진본부 관계자도 "'6m 지시'의 관련자로 추측되는 한반도대운하팀 등이 모여 (낙동간) 구미 하류만 6m 수준으로 준설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언급했다.

MB의 강력한 집착에 한반도 대운하 수준의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환경부는 아예 수질이 오염될 수 있다는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다. 당시 환경부 관계자는 감사원에 "대통령의 의지인데, 말해봐야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추진과 관련한 또 다른 관계자도 "몇 번이나 간곡히 수심을 6m 수준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고 보고 했는데도, (MB가) '통치차원'까지 언급했다"며 "그 지시(6m 수심 확보)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MB의 지시에 따라 '2010년 1월 착공, 2012년까지 완공' 계획을 '2009년 9~10월 착공, 2011년까지 완공'으로 앞당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통상 5개월이 걸리는 사전환경성검토와 10개월이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각각 2~3개월 내에 완료했다. 4대강 사업이 조류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도 일괄 면제하며 속도전을 도왔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MB가 당시 자신의 치적사업(대운하) 및 성장률 재고를 위해 이같은 방식으로 4대강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경제성, 치수 및 이수, 환경 등 부문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은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감사원은 MB의 정확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두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MB 측이 만남에 응하지 않았다. 사업 추진이 대통령의 통치 영역이기도 해서, 위법 정황이 뚜렷하지 않아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남궁 국장은 "대통령과 장·차관 간에 충분히 의사소통이 돼 이뤄졌으면 조금 더 잘 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