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자원외교 앞장선 무역보험公, 잔고 사실상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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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8-06-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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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0만달러서 책임준비금 제외 60억 겨우 넘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크게 확장한 해외자원개발에 무리하게 보증을 선 끝에 출연금 잔고가 사실상 바닥난 것으로 드러났다. 자원개발 분야에서 추가로 사고가 날 경우 결국 혈세 투입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지원 내역’ 등에 따르면 무역보험기금 외 공사가 별도 운영 중인 투자위험보증계정은 보상 이후 현금 기준 3620만달러가 남았다. 여기서 책임준비금(3060만달러)을 빼면 60억원을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보험공사는 우리 기업의 무역보험과 해외투자보험 등 수출입 보험제도를 전담·운영하는 정부 출연기관이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자원개발펀드에 대한 무보의 출연금은 2006∼2010년 연간 100억원 정도로 유지됐으나 2011년 이후 3∼6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2011년 30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2012년 500억, 2015년엔 673억을 쏟아붓는 등 출연 내역은 2486억원에 달했다.

이런 갑작스런 출연 결정의 배경은 당시 정부 문건에서 찾을 수 있다. 2010년 10월 제13차 에너지협력외교지원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논의 안건 중 하나인 ‘연기금기관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역량 강화 지원방안’에는 ‘무역보험공사의 정책금융을 확대 활용해 투자기반을 확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런 막대한 보증은 2011∼2016년 ‘미국 샌드리지 육상유전 펀드’ 투자 실패에 대한 보상금 지급으로 한 순간에 날아갔다. 지난 4월 무보는 해당 자원개발펀드 손실에 대해 참여기관인 에이티넘파트너스, 우정사업본부 등에 2억4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보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무보는 보상금 지급 후 구상권 청구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당시 보증을 섰던 나머지 자원개발펀드에서 사고가 날 경우 잔고가 바닥난 무보로선 정부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권 의원실은 2007∼2013년 진행된 총 9건의 해외투자 가운데 2022년까지로 계약한 ‘미국 앵커 해상유전 펀드’의 사고 위험성이 커 보상금 지급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무보의 ‘펀드별 손실발생가능성’을 보면 해당 펀드는 보험만기인 2022년 1월까지 평균 유가가 배럴당 67달러 이상이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망됐는데, 현재 외신과 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내년 말까지도 40∼60달러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무보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해당 펀드의 보험만기는 2022년이나 펀드만기는 2026년으로 4년간 추가적인 배당수령이 가능하다”며 “향후 유가흐름에 따라 최종 손실규모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정부의 자원외교 논란 제기가 점점 더 현실화함에 따라 해외자원개발 사업전반에 걸쳐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의원은 “이명박정부는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를 꺼려하는 국민연금같은 연기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면책 제도, 가점부여, 무역보험공사 보증 등의 무리한 정책을 추진했고, 결국 ‘2500억 출연금 탕진’ 후폭풍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무역보험공사가 보험 지원한 해외자원개발사업 4건에 9억6000만달러 보험금액이 설정되어 있는데, 이 중 부실이 예고된 사업도 있어 사고 발생시 국민의 혈세가 또 다시 투입되는 결과가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