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달러 투입 2억 달러도 못건져… 檢으로 간 MB자원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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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8-05-3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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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자원개발 수사 의뢰

산업통상자원부가 29일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국정조사, 감사원 조사를 통해 이들 사업을 점검했지만, 아직 ‘합리적 의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날 대검찰청에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한국석유공사), 혼리버웨스트컷 뱅크 사업(한국가스공사), 멕시코 볼레오 사업(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 세 개의 사업 투자액은 45억3000만 달러지만 회수액이 1억8400만 달러에 그치며, 손실액이 27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자원개발(3개)에서 건진 것이 거의 없다”며 “수업료라도 건져야 하는데 수업료라고 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도 했는데 검찰 수사를 의뢰한 이유를 “3개 사업을 점검하면서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이것은 참 심하다”며 “그런 부분에서 실무진이 이제는 해야 할 때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수사 의뢰한)볼레오 광산, 웨스트컷뱅크, 하베스트, 특히 하베스트 날 자회사 인수과정은 문제점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들 3개 사업에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 우선 하베스트 사업의 쟁점은 최경환 전 산자부 장관의 인수지시 여부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는 당시 4조 5500억 원의 초대형 사업이었으나 현장실사를 거치지 않고 44일 만에 최종계약을 끝냈다. 2009년 10월 14일 강영원 전(前) 석유공사 사장이 하베스트와 상류 부분만 인수키로 한 합의가 결렬돼 귀국했으나 4일 뒤 최경환 전 산자부 장관과의 면담 이후 10월 20일 정유공장까지 인수하는 것으로 타결된 점에 대해 산업부는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을 구속기소 했으나 법원은 2016년 1월(1심)과 8월(2심)에서 “경영상 판단, 합리적 의심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했고 현재 3심 계류 중이다.

볼레오 사업은 단독 지분 인수 등과 관련해 전임 사장 간 이견이 있어 책임 소재가 쟁점이다.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2012년 8월 이사회에서 한국 컨소시엄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결정했고 이후 단독 지분인수는 고정식 전 사장이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고 전 사장은 이미 본인 재직 시엔 기투자비 손실 등으로 인해 공사 단독 지분인수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에 대해 암바토비 사업에 참여한 경남기업 관련 특혜 등에 대해 배임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2015년 9월 1, 2심 무죄 판결했다. 다만 당시 볼레오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은 주강수 전 사장이 경제성이 부족한 웨스트컷뱅크 광구까지 매입하도록 지시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감사원은 2014년 10월 웨스트컷뱅크 내부수익률(IRR)이 9.2%로 평가 기준 10%에 미달해 투자 부적격인데, 혼리버 광구와 합산해 내부수익률을 12.6%로 산정해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 끝에 2015년 9월 무혐의로 사건을 접었다. 하지만 이 역시 의심이 풀리지 않아 산업부는 검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업들에 대한 무죄, 무혐의 판결이 박근혜 정권 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 개발 과오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백 장관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열심히 더 파고 파고 해서(면밀히 검토해) 했으면 좋을 뻔했는데, 끊임없이 파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산업부가 (이번) 정부 들어서 (문제가 있는) 자원개발사업은 털고 가야 되는, 반성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쭉 (문제점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해외자원 개발 정책 방향에 대해 “투명하게 해서 문제적 부분은 털고 가야 한다. 가야 할 방향은 또 가야 한다”며 “이걸 수업료라고 해야 하는데 기존사업들의 문제를 투명하게 규명해야 새로운 사업을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실태 자체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한 이후 자원개발률은 2008년 5.7%에서 2016년 14.8%로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 국내로 도입한 물량은 생산량 대비 원유 0.3%, 광물 28.0%, 가스 29.0%에 그쳤다. 또 2008년부터 2017년 6월까지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총 43조4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회수액은 16조7000억 원에 불과하다.

세종=박병립 기자 riby@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