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익신고 보상금 한도’ 상향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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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8-05-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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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4일 국무회의에서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익신고 보상금 한도를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2015년 10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패행위 신고 보상금을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린 데 이어 공익침해행위 신고 보상금도 동일한 한도로 올린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도 인상이 아니라 비율이라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간 시행령 개정을 통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그리고 이번에 30억원으로 한도를 올렸지만 부패방지법은 시행 16년 동안 11억600만원이,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시행 6년 반 동안 3억1000만원이 최고 보상금이었다. 11억600만원 보상금 사례는 공기업인 한전에 기계장치를 납품하는 업체가 수입면장을 허위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가를 부풀려 모두 263억여원을 부당하게 받아간 사실을 내부 직원이 신고해 전액 회수 조치됨에 따라 지급된 경우였다.

보상대상가액이 263억원인데 보상금은 5%에 못 미치는 11억여원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보상대상가액이 1억원 이하일 때는 보상비율이 30%지만, 금액이 올라갈수록 그 비율이 낮아져 40억원 초과 시에는 ‘4억8000만원+40억원 초과금액의 4%’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상대상가액이 커질수록 보상비율을 낮추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이 환수 금액이 큰 중대한 신고를 할 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규모가 큰 신고를 할 경우 그러한 사실을 알 수 있는 내부자는 상당히 한정될 수밖에 없고 몇십억원, 몇백억원이 왔다갔다 할 경우 목숨을 걸고 신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 경제 규모에서 보상금 30억원 한도가 가능한 보상대상가액 700억여원의 신고는 원전이나 방산비리와 같은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보상금 한도만 올리는 것은 신고자 보상 확대라고 보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 상한을 두지 않고 금액과 관계없이 100분의 30을 지급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역시 한도 없이 15~30%를 지급하는 미국의 ‘부정주장법(False Claims Act)’은 그 의미가 있다.

따라서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의 경우도 한도를 폐지하고 30% 등 특정 비율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현행처럼 보상대상가액을 기준으로 한 보상금 지급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으로 신고자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도를 폐지하고 정률제로 했을 경우에도, 예를 들어 식품공장에서 불순물을 첨가한다는 사실을 신고했을 때 과태료가 500만원 부과되면 신고자는 이 금액의 30%라 하더라도 150만원을 받게 된다.

내부자가 자신의 한 달 급여에도 못 미치는 보상금을 받기 위해 신고에 나서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부패범죄 몰수 금액 중 5% 정도를 공익신고자지원기금으로 만들어 보상과 함께 신고자에 대한 재취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내부신고자가 호루라기를 불 때 우리 사회는 그의 의로운 행위를 외롭지 않게 보상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지문 |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