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수사 아직 남았다…구속 뒤 검찰 수사 방향 '주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3-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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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군 정치개입 조사 불가피, 국정원 자금 수수 등도 보완 필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전개될 검찰 수사의 방향이 주목된다.

검찰은 일단 구속영장 청구서에 소명이 확실한 혐의만 포함했다. 아직 수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혐의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보강 조사를 하고 기소할 때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속 기간 중에도 수사에 진척이 없으면 일단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한 뒤 추후 다시 기소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만 포함했다. 삼성전자에서 다스 미국 소송비용 명목으로 받은 약 60억원과 민간에서 수수한 불법자금 40억여원 등이다. 이 밖에 다스 비자금 등 경영비리 관련 혐의도 모두 포함됐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는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사건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못했다. 검찰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가 앞서 "이 전 대통령 직접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만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본격적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 국정원 수사팀은 이명박정부 시절 불법적 정치개입 활동을 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간부 등 관계자 3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광범위한 활동을 지시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그러나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면서 수사가 동력을 잃게 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받은 특수활동비 일부의 수수 경위와 용처를 파악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10억원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받았다는 5000만원 관련 의혹이다. 검찰은 장 전 기획관이 받은 돈은 총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김 전 비서관이 받은 돈은 민간인 사찰 의혹 무마용으로 사용했다고 의심한다. 다만 당사자들이 윗선 지시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는 빠지게 됐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에서 2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 금강 대표의 수십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공범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있다. 또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건들 중 국정원과 경찰이 법조계와 종교계 등을 전방위 사찰한 내용의 자료들이 포함돼 있어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한 뒤 이 같은 각종 의혹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공소장에 모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 20일인 구속기간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중순 기소가 유력하다.

그러나 검찰이 일단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힌 혐의들로만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추후 기소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미 드러난 혐의들만 해도 매우 광범위해 재판 심리가 장기간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6개월로 정해진 1심 구속기간이 지나 이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던 중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검찰이 6개월이 지나기 전에 정치개입 관여 등 혐의로 추가 기소를 할 경우 해당 혐의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는 것이 가능하다. 구속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는 셈이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롯데그룹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추가해 구속기간을 6개월 연장한 전례가 있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