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현대차 회장 권유로 다스 설립…MB가 자본금 전액 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3-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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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구속영장 청구서에 다스 거짓말 반박>

85년 현대차 제안으로 김성우 사장에게 “설립하라”
1990년대 초부터 “돈 필요” 비자금 조성 직접 지시
10년전 드러났으면 당선 무효가 되는 중대한 상황

측근에게 총액 보고받고 ‘전달책’ 처남에 따로 확인
시장 시절 대선 출마 염두 “위험한 일 말라” 중단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작성한 90쪽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 중 절반 넘는 50쪽 분량이 ㈜다스와 관련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전 대통령이 22년 동안 ‘다스’와 관련해 어떻게 거짓말을 해왔는지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들이다. 이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은 100% 개인돈으로 다스를 설립했으며, 이 전 대통령 취임 뒤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의 재산 불리기를 돕는 곳으로 추락했다. 검찰은 다스와 관련한 이 전 대통령의 범법 행위는 ‘피의자의 (17대) 대통령 당선무효 사유로 연결될 수 있었던 국가 중대 사안’이라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자동차 부품회사 만들어 키우려고 한다”

검찰의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면,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어떻게 일사천리로 설립됐는지가 나온다. 1985년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으로부터 하청업체 설립 제안을 받고, 현대건설 관리부장으로 있던 김성우 전 사장에게 “부품회사를 하나 만들어 키우려고 하니 네가 회사 하나 설립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준 ‘창업 준비 자금’으로 공장 부지 마련 등 2년간 준비를 했다. 결국 1987년 7월 창립한 다스 창업자금 3억9600만원은 100% 이 전 대통령이 부담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전 사장과 현대건설 직원이던 권승호 전 전무 등 측근으로 임직원을 채운 이 전 대통령은 198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이들로부터 다스 결산 내역, 자금 운영 등 전반적인 상황뿐 아니라 대규모 설비투자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고 처리 방향을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특히 아들 이시형씨가 다스에 입사(2010년 8월)한 이듬해인 2011년 1~2월부터는 대표이사 결재 전에 △해외 법인에 관한 모든 사항의 중간 결재 △1000만원 이상 비용 결재 때 시형씨와 합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아들의 다스 장악을 도왔다.

“내가 큰 꿈이 있으니 올해부터 위험한 일 말라”

다스 주인임을 숨긴 이 전 대통령이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 택한 방식은 ‘비자금 조성’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 1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다스 법인자금을 빼내 33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과 민간기업에서 받은 각종 불법자금, 처남 고 김재정씨와 형인 이상은 회장 등의 명의를 빌려 보유한 각종 차명재산을 한데 모아 ‘재산관리인’인 김재정씨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이영배 금강 대표 등이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이렇게 모인 불법자금은 자금세탁을 거쳐 선거비용과 우호적인 언론인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게 청탁 명목으로 전달할 ‘촌지’,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후원금, 이 전 대통령 개인 사무실인 ‘동아시아연구원’ 등 사조직 운영 경비 등에 사용됐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1990년대 초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하고, 돈을 운반하는 인물 역시 직접 특정했다. 특히 비자금 총액 관리를 위해 ‘크로스 체크’까지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에게 비자금 총액을 매년 보고받고, 동시에 ‘전달 창구’인 처남 김씨를 통해서도 비자금 총액을 따로 보고받았다. 혹시나 새는 돈이 있는지 교차점검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임기 말인 200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굳히고, “내가 큰 꿈이 있으니 올해부터는 위험한 일을 하지 말라”며 비자금 조성 중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10년 전 드러났으면 선거 결과가 바뀌었을 것”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때마다 조직적 증거인멸과 말맞추기로 형사처벌을 피해갔다.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때 다스 법인자금을 선거운동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검찰, 정호영 특검 수사까지 이어졌지만, 당선이 유력했던 탓에 검찰과 특검의 칼날은 무디기만 했다. 당시 서울 도곡동 땅, 다스 지분, 경기도 가평 별장 등 부동산 소유가 인정되면 당선 무효도 가능했다.

검찰이 청구서에 “당선될 목적으로 후보자 재산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하게 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도 해당한다”며 “관련 형사재판에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되면 당선무효 소송 절차 없이 당선무효가 되는 등 검찰 및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17대 대통령 취임 여부가 결정될 중대한 상황이었다”고 적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10년 전 검찰 및 특검 수사에서 다스 실소유주가 드러났으면 이 전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수 있었겠느냐”며 “이 전 대통령의 범죄는 역사를 바꾼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번 수사로 이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대책회의’를 열어 다스 임직원이 검찰 조사에 답변하는 허위 진술 연습을 여러 차례 하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서류나 디지털 자료를 삭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전 대통령에게 계좌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을 도피시키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