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선 광물公, 해외자원개발 부실에 통폐합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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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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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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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부실의 늪’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통폐합 위기에 처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한 해외자원개발 TF는 지난 5일 광물자원공사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확정할 것을 권고했다.

TF는 “광물공사가 더 이상 존속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광물공사를 폐지하고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통합 대상에 유력하게 거론되는 광해관리공단 강력 반발했다. 광해관리공단 노조는 “광해관리공단이 해외자원개발 부실을 떠안을 수 없다”며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광물공사와의 통합에 공단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존폐위기에 놓여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앞날을 짚어 봤다.

해외자원 개발의 파수꾼을 자처하던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무리한 해외자원개발에 발목이 잡히면서 회생불가의 판정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자원개발사업 혁신TF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유관기관과 통폐합 방안 검토를 골자로한 권고안을 마련했다. 사실상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해 존속의 의미가 없다는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다.

광물공사의 자본잠식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대규모 차입금 상환 도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제기되는 등 더 이상 존속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한 것이다.

위기의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 MB정권에서 해외 자원외교의 중추적인 업무를 담당하며 자원외교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나서 약 47억달러를 투자했다가 19억원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고 2016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졌다.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인해 지난 2008년 5000억원이었던 부채 규모가 2016년에는 5조2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공사의 누적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883억원 이지만 이미 3조 7046억원의 사채를 발행한 것이다.

'자원외교 파수꾼'에서 '부실 적폐' 전락…해외 자원개발 어떻게(?)

'적자누적' 수술대 놓인 광물公…광해공과 통폐합에 노조 강력 반발

누적 회수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총 투자액 5조2000억원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며 확정 누적 손실액 19억4000만달러는 총 투자액의 41% 수준이다.

TF측은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회생이 불가능해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 업무를 폐지하고, 광업지원, 비축, 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 등은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속적인 자본잠식과 유동성 위험을 안고 있어 독자생존이 불가능해 향후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광물공사의 통폐합을 권고했다. TF가 통폐합의 대상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유력하게 떠오른 곳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다.

광해관리공단 “통폐합 강력 반대”

광해관리공단은 강원랜드 대주주로 1조원 이상의 여유 자금을 비축하고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받으며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공단의 자금력을 활용해 위기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회생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문제는 광해관리공단이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통폐합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는데 있다. 광해공단 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해외자원개발 부실을 떠넘기는 공공기관 졸속 통합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근본적인 부채 해결방안 없이 동반부실을 초래하는 기관 통폐합은 절대 반대한다”며 “산업부는 이전 정권 적폐의 산물인 부실 해외 자원개발의 책임을 광해관리공단에 떠넘기지 말고 책임자 처벌과 국민 상식에 맞는 광물자원 공사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국광해관리공단노조는 8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통폐합 권고안에 대해 반대하는 호소문을 국회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광해관리공단은 전날인 7일에도 호소문을 통해 “설립목적과 취지, 사업 또한 전혀 다른 한국광해관리공단이 MB정부의 해외자원 개발 부실을 떠 앉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해외자원 개발 어떻게?

TF측의 “해외직접투자 업무 폐지” 권고로 인해 앞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일단 올스톱 됐다. 국가 차원의 개발사업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 앞으로 통폐합 과정 등을 거쳐 민간 해외자원개발을 돕는 위치로 강등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국가주도가 빠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95%를 넘는 우리로서는 해외자원개발이 필수적이지만 부실 논으로 인해 투자가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실적이 미미하거나 큰 손실을 볼 수 도 있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며 “투자금 회수에 장기간의 시간을 요할 수도 있다. 해외 자원개발사업은 보다 장기간의 안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은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협상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부실 사태로 인해 경쟁에서 뒤쳐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 노조도 성명을 통해 “일부 무리한 투자로 국민들에게 우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오직 공사와 공사직원들만의 책임이라는 비판은 경계한다. MB정부와 정권 수뇌부, 당시 산업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당국자 그리고 과도한 투자를 결정한 전임 경영진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향후 광물자원공사에 이은 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파장도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등 3곳의 자원공기업은 총 170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43조 5,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손실이 확정된 금액만 13조6000억원이다. 이는 투자액의 30%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통폐합 논의 이후에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역시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출처 : 스페셜경제(http://www.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