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MB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문무일의 최종선택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3-15 17:01
조회
116
MB, 국정원 10만 달러 빼고 대부분 부인
사안 중대성 등 볼 때 구속수사 무게
“主犯 영장 미청구, 역풍 고려해야”
박 전 대통령은 소환 6일 뒤 영장 청구
노 전 대통령은 23일 끌다 ‘극단적 선택’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다스 실소유주 논란 의혹에 휩싸인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법조계 안팎의 관심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로 쏠린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전날 오전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이 전 대통령의 조사 내용을 검토하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검찰의 공식 입장은 '신중한 검토'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수사 내용을 정리하고 있어 뭐라고 말할 수 없고 통상적 시스템을 따르겠다"며 "내부에서 계속 소통하는 문제"라고 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기억나지 않는다" "알지 못하는 일이다" "실무선에서 했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가운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10만달러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고 한다. 이 돈은 김윤옥 여사에게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나랏일을 위해 썼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상 구속 여부는 △사안의 중대성 △피의자의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인만큼 도주 우려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안이 중대하고 앞서 구속된 측근 등 핵심 관계자의 진술과 엇갈린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년 전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사유도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였다.

검찰 일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1년 사이에 차례로 구속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의 '선택지'가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로서는 주범(主犯)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을 때의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괜히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일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방안을 결정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문 총장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1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뒤 엿새 만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반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에는 검찰이 23일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결정이 늦어질수록 검찰 내·외부의 피로감만 커질 것"이라며 "신중하게 판단하되, 결정은 빨라야 한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