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안민석 "최순실 재산몰수특별법으로 '박정희 통치자금 300조' 규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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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19-08-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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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정희 재산 400조-최순실 재산 300조'라고 했다? 아니다!

글쓴이 안민석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오산시)이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입니다.[편집자말]







나는 최순실의 재산을 추적한 정치인이다. 최순실이 1980년대 초반부터 독일을 수없이 왕래한 목적을 최태민이 지시한 돈세탁으로 봤고, 최태민부터 시작된 최순실 국정농단의 근원이 '돈'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나는 최순실의 행적과 은닉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일곱 차례 독일에 다녀왔다. 1992년에 독일교포 유준호와 최순실이 공동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유벨'을 찾았고, 최근 네덜란드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 중인 데이빗 윤과 함께 만든 페이퍼 컴퍼니도 찾았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네덜란드 페이퍼 컴퍼니 회사인 퍼펙트 인베스트먼트(Perfect Investment)를 통해 최순실 일가로 1200억 원을 보낸 사실을 확인해 자료를 국세청에 넘겼다. 네덜란드 페이퍼 컴퍼니가 설립된 날이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날이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나는 아무런 공권력이 없었지만, 최순실의 유럽 차명 은닉재산과 돈세탁의 꼬리를 잡기 위해 독일을 다니는 동안 내가 만났거나, 만나지 못했지만 의심되는 키맨(Key-man)들에 대한 이야기와 기록들을 졸저 <끝나지 않은 전쟁> 4부와 5부에 상세히 기술했다.

그리고 2017년 여름에 최순실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 공소시효를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명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을 여야 172명 의원의 참여로 공동발의했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외면한 채 말이다).

아쉬운 것은 공권력과 수사권이 없는 한 정치인이 돈세탁 전문가들과 조직이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등에 오랫동안 은닉한 재산을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순실의 독일 조력자들은 두더지처럼 숨었고, 요행히 만나면 한결같이 모르쇠로 일관했다. 구체적 제보를 제시하면 대부분 '오래전 딱 한 번 만났을 뿐'이라고 입을 맞춘 듯 말했다. 가령 1992년 최순실, 정윤회와 공동으로 독일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유준호와 최초로 통화했을 때, 그는 1992년 여름 프랑크푸르트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만나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명의만 빌려줬다고 하더니, 정권 교체 후 만났을 때는 최순실과 1983년에 처음 만난 사실을 고백했다.

또 최순실의 독일 집사로 알려진 데이빗 윤을, 박근혜가 삼촌으로 부른 부친 윤남수를 통해 몇 차례 만나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그의 집까지 찾아갔지만 쫓겨났고 그는 경찰을 불러 도망치기도 했다.

1976년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만든 스위스 취리히의 외환은행 지점은 당시를 기억하는 한 현지 은행원의 협조로 기적처럼 찾아냈다. 그리고 미국 '프레이저 보고서'에 기록된, 박정희 비자금이 예치됐다는 스위스 연방 은행 UBS의 비밀 통로도 기적같이 출입했다.

특히 아직도 신분을 밝힐 수 없는 분의 도움으로 정유라의 독일 돈세탁을 조사하는 헤센 검찰청 담당 검사 3인을 만난 것은 신의 도움이었다고 믿는다. 스위스 변호사인 남편 따라 결혼 이민해서 취리히에서 사는 교포 여성은 남편을 통해 스위스 국회가 15년에 특별법을 제정했다고 자료를 구해줬다.

이 법에 의하면 스위스 비밀계좌에 예치된 부정한 해외자산들을 공소시효 없이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박정희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두환, 이명박 등 권력자들과 재벌의 스위스 비밀계좌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세청에 알렸으나 스위스 측에 조사 요청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돌이켜 생각하면 진실을 추적하겠다는 일념으로 매진한 무모한 시간으로 수상한 협박과 함께 항상 위험을 느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밝혀야 할 진실이라고 생각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최순실 재산의 뿌리는 박정희 통치자금의 일부가 박근혜에게 건네졌고 그것이 최태민을 거쳐 최순실 일가로 넘겨진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제보는 최순실 일가 내부자에서 온 것이고, 이에 따른 합리적 의심이 추적의 단초였다.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을 국민들에게 최초로 알린 것이 나의 정치적 운명이기에 국정농단의 뿌리인 최순실의 은닉재산을 캐는 것이 또한 나의 역사적 책무라고 자임했다.

무섭고 외로웠지만 비겁할 수 없었다. 그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스위스 취리히 UBS 앞에서 우연히 만난 교포 여성께서 힘내라며 건네준 초콜릿처럼 국민들의 눈물겨운 성원이었다.

꽁꽁 숨어있던 최순실의 독일 조력자들이 정권 교체 후 자의로 연락해오는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독일 방문 때는 심한 치통과 대상포진으로 초죽음이 돼 자포자기 상태가 돼 갔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해외은닉재산 조사를 지시해 외롭게 고군분투하던 최순실 재산 추적은 공권력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때가 2018년 5월이었고 6월엔 국세청과 검찰을 포함한 5개 관련 기관의 합동조사반이 구성돼 국민들은 최순실의 은닉재산이 밝혀지고 몰수되기를 기대하게 됐다. 대통령이 지시했고 조사권과 수사권을 가진 국가기관들이 TF를 만들었으니 역대 어느 정권도 해내지 못한 권력자와 재벌들의 빼돌린 해외 돈세탁 자금을 조사하고 환수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실력의 문제인지, 의지의 문제인지, 아니면 실력도 의지도 모두 없어서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분명한 것은 실력은 차치하고 '의지'가 아주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바뀐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그리고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이 지시한 불법 해외은닉재산을 열심히 찾아 국민에게 돌려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해외은닉재산은 따지고 보면 국민들의 피와 땀이고 국민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렬 검찰총장은 지난주 '최순실의 재산이 굉장히 많이 숨겨져 있을 듯하고, 미스터리하다'고 했으니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역시 교수 시절 나와 함께 '최순실 재산 몰수법' 공청회를 개최할 만큼 관심이 있으니 친일재산몰수특별법처럼 부정한 재산 몰수를 위해 공소시효를 없애는 특별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조국 법무부장관 체제에서 특별법 제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런데 최근 내가 '박정희 재산을 400조 원'이라고 허풍을 쳤다고 한다. '최순실 재산이 300조 원'이라고 주장했다고도 한다. 단언컨대 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불순한 음모다. 보수 댓글부대와 극우세력들이 나를 허풍쟁이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무엇일까? 나는 '박정희의 통치자금이 미국 프레이저보고서에 따르면 300조 원 규모이고, 이것이 최순실에게 흘러가 은닉재산의 기초이자 뿌리가 됐다'고 말한 것이다.

박정희 통치자금을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그리고 최순실의 은닉재산을 조사해 몰수하길 원한다면, 국회에 발의된 '최순실 재산 몰수법'을 통과시키면 될 일이다. 최순실의 재산을 추적하려면 미국 의회에서 발간한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밝힌 300조 원 규모의 박정희 통치자금에 대한 규명이 불가피하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2015년 제정된, 공소시효 없는 '스위스 외국 부정재산조사 특별법'이 있으니 한국의 특별법이 통과되면 스위스와 한국의 공조로 박정희 시절 스위스 비밀계좌 조사도 가능하다.

한 정치인을 허풍쟁이로 모는 가짜뉴스 살포 대신에 '최순실 재산 몰수법' 통과에 협조하면 역사적 진실이 가려지고, 박영수 특검조차 하지 못한 최순실의 은닉재산을 조사해 몰수할 수 있다. '최순실 재산 몰수법'을 격렬히 반대하는 친박 정치인들은 스스로가 최순실의 후견인임을 의심받지 말고,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특히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최순실 재산 몰수법'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말고, 국정농단의 뿌리인 최순실 재산을 몰수해 적폐 청산을 마무리하는 장관으로 역사에 남길 당부한다.

광장의 촛불은 아직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