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역외탈세? 스위스 비밀계좌도 털겠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13 09:47
조회
69
"신종 탈세수법, 전문직 그룹에 초점"
연예인 탈세, "가짜 거래로 변칙 증여"

홍콩, 싱가폴 '탈세 브로커 시장' 있어
올해부터 스위스 '비밀계좌' 정보 교환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명준(국세청 조사국장)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하다못해 쥐꼬리 월급 받는 샐러리맨들도요. 정해진 비율의 세금을 딱딱 내죠. 그런데 이 세금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역외 탈세자들. 해외에 만든 가짜 회사나 계좌를 통해서 국내 소득을 빼돌리는 방식인데요. 최근에 국세청이 역외 탈세가 의심되는 93명을 적발해서 동시 세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는 유명 연예인, 의사, 교수 이런 사람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탈루 방식도 더 새롭고 더 악질적이라는데 어떤지 직접 들어보죠. 이 세무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분 저희가 어렵게 섭외를 했습니다. 국세청 김명준 조사국장 만나보죠. 국장님, 안녕하세요?

◆ 김명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고생 많으십니다.

◆ 김명준> 네,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역외 탈세, 이게 하루이틀 된 얘기는 아닌데 이번에 조사받고 있는 93명은 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서요?

◆ 김명준> 네. 금번 동시 세무 조사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진화하는 신종 역외 탈세 유형에 초점을 맞추었고 둘째는 그동안에는 주로 대기업과 대재산가 그룹을 많이 조사했는데 금번 조사에서는 중견기업 사주 일가나 고소득 전문직 그룹을 조사 대상자에 다수 포함하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고소득 전문직 그룹이 그동안은 역외 탈세 안 했다, 라기보다는 이번에는 그쪽 부분에 좀 초점을 맞춰서 하다 보니까 더 많이 적발된 거군요.

◆ 김명준> 맞습니다.

◇ 김현정> 보니까 유명 연예인, 이렇게 보도가 나왔더라고요. 연예인은 몇 명이나 되는 거예요?

◆ 김명준> 정확한 숫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고 한 자릿수 인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한 자릿수라 하시면 열 손가락 정도는 된다는 말씀이세요?

◆ 김명준>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름을 들으면 알 만큼 활발히 활동하는 그런 사람 맞습니까?

◆ 김명준> 아마 그럴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심스럽게 얘기하시는데, 절차가 있으니까 또 지켜는 봐야겠지만 오래 근무하신 국장님이 보시기에는 탈세가 맞습니까?

◆ 김명준>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조사 과정을 거쳐서 이제 확정을 해야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연예인은 어떤 식으로 역외 탈세를 해요? 대기업, 사주 이런 사람들 탈세하는 건 여러 번 보도가 됐습니다만 연예인은 개인 사업자잖아요?

◆ 김명준> 유명 연예인의 경우에는 이런 다른 고소득 전문직들, 예를 들어서 의사나 이런 분들이 하는 탈세 수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해외에서 다른 거래하고 맞물려서 변칙적으로 증여를 받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해외에 법인같은 거, 가짜 페이퍼 컴퍼니 만들어놓고 그쪽으로 마치 무슨 사업을 하는 것처럼, 돈 거래 있는 것처럼 해서 돈 보내놓고 거기서 탈세하는 방식?

◆ 김명준> 크게 보면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 식이군요.

◆ 김명준> 또 저희가 연예 기획사 대표의 어떤 탈세에 대해서 사례로 소개를 했는데요.

◇ 김현정> 연예 기획사 대표도 적발이 됐군요?

◆ 김명준> 네. 이분의 경우에는 해외 공연 수익금을 조세 회피처 페이퍼 컴퍼니에 은닉하는 고전적인 수법을 썼습니다.

◇ 김현정> 아, 우리나라로 안 보내고요? 그래서 얼마나 그 사람은 탈세를 한 건가요?

◆ 김명준> 탈세 규모는 수십억 원에 달합니다.

◇ 김현정> 수십억 원 탈세…

◆ 김명준> 추징 세액에다가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까지 포함하면 거의 은닉한 소득 금액과 맞먹는 세금을 추징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보도에는 90억 이렇게 나오는데 맞습니까?

◆ 김명준> 보도에서 나오는 수치들이 대체로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보도들 보면 90억 원 탈세, 이런 것까지 나오던데 교수, 의사 중에도 알 만한 사람들이 포함이 돼 있어요?

◆ 김명준> 상당히 저명하신 분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 김현정> 놀랍네요. 사실은 그런 사회의 저명인사들, 유명 인사들이 많이 포함이 되면 될수록 우리의 충격이라는 것은 더 크기 마련인데… 알겠습니다. 신종 수법이 이번에 좀 발견이 됐다, 두드러졌다. 이런 얘기를 아까 하셨는데. 신종 수법이라 하면 어떤 겁니까?

◆ 김명준> 최근에는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정상 거래로 위장하여 국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수법을 많이 씁니다. 예를 들어서 시장 조사 용역과 같은 허위의 용역 계약을 체결하거나…

◇ 김현정> 용역?

◆ 김명준> 네, 수출 대금을 정상 가격보다 부풀려 지급하거나 그렇게 해서 비자금을 조성하고요. 또 최근에는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권과 같은 무형 자산을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전해서 법인 자금을 유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고전 수법 아니에요? 그거 신종입니까?

◆ 김명준> '무형 자산의 이전'은 비교적 신종입니다.

◇ 김현정> '무형 자산', 그러니까 예전 같으면 어떤 물건으로써 거래하는 것처럼 위장했다면 지금은 용역을 준다든지, 연구 용역…

◆ 김명준> 컨설팅 용역이나 이런 용역을 제공한다, 라고 해서 자금을 송금합니다.

◇ 김현정> 자녀를 현지 법인의 직원으로 허위 채용해서, 사실은 유학 가 있는 자녀인데 그 자녀에게 임금 주는 방식, 뭐 이런 식 탈세는 흔한 건가요?

◆ 김명준> 종전에는 자녀에 대한 급여 지급이나 이런 것을 주로 국내 법인을 통해서 많이 했죠. 그런데 그런 것이 갈수록 국내에서는 어렵게 되자 해외 현지 법인을 이런 변칙적인 상속 증여에 많이 활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여러분, 지금 설명만 들어도 역외 탈세라는 게 간단치 않죠. 복잡하죠. 그런데 지금까지는 어떤 재벌, 대기업 이런 곳에서 벌였다면 개인들이 이런 일을 어떻게 벌였을까. 말하자면 전문직 고소득자들. 연예인, 교수, 이런 사람들. 전문적 조력 없이는 힘든 거 아닌가요, 국장님?

◆ 김명준> 네, 맞습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는 조세 회피처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대행해 주는 브로커 시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마켓이 있어요, 아예? 브로커 마켓, 시장?

◆ 김명준>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해외 브로커와 이들과 연결된 국내 조력자들이 국내 자산가나 고소득층에 접근해서 역외 탈세 방법을 컨설팅해 주거나 역외 회사 설립을 대행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수수료는 얼마나 받습니까?

◆ 김명준> 법인 하나 설립하는 데 몇백만 원씩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법인 하나 설립하는 데 몇백만 원밖에 안 들어요?

◆ 김명준> 그렇게 많은 금액이 들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단 그냥 만들어놓고 보는 거군요?

◆ 김명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뭐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 하나 설립하는 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고 굉장히 복잡하고 이러면 아예 엄두도 안 낼 텐데, 이런 브로커를 통해서 단돈 몇백만 원이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 수 있으니까… 이런 개인들, 개인 고소득자들한테까지 역외 탈세가 번져가는 거다, 지금 이런 말씀이세요. 그런데 그런 조세 회피처에다가 가짜 회사 만들어놓고 재산을 은닉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치죠. 그런데 거기서 국내로 반입할 수가 없으면 소용없는 거 아닙니까? 거기다 언제까지 쌓아두는 거예요?

◆ 김명준> 과거 적발 사례를 보면 조세 회피처 계좌에 은닉한 비자금을 해외에서 사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김현정> 해외 유학하면서, 이민 가서 쓰려고 일단 모아두는 경우?

◆ 김명준>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사례를 보면 자금 세탁을 통해서 국내로 재반입하거나 편법 상속, 증여하거나 적극적인 탈세 시도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제는 아예 가지고 들어오려고… 구체적으로 적발하신 사례 중에 어떤 게 있었습니까? 그런 좀 기막힌 사례는요?

◆ 김명준> 선친 대에 해외에서 아마 무역업을 통해서 거액의 소득이 발생했던 것 같은데요. 그것을 조세 회피처 계좌에 보관하다가 자녀들이 국내로 들여오면서 부동산을 취득하고 이런 사례를 적발한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자녀들이 왜 그 해외에 있는 돈을 어떻게 갖고 들어와요?

◆ 김명준> 가장 흔한 방법이 외환 거래를 쪼개기 거래를 한다거나 여러 채로 나누어서 하면포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참… 머리들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은 예전에는 해외에 은닉해서 해외에서 썼다면 그걸 국내로 재반입하고 있는 이런 사례들 적발을 하고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해외의 계좌 추적 같은 경우에는 사실 해당 국가 협조를 받아야 되는데 올해부터는 금융 정보를 제공받는 국가가 확대된다면서요?

◆ 김명준> 그러니까 기존에 조세 조약이 있는데요. 2014년에는 다자간 금융 정보 자동 교환 협정이라는 것에 서명을 했고요. 그 결과 지난해에는 46개국과 금융 정보를 교환했고요. 금년에는 78개국과 교환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많이 늘었네요. 그러면 스위스 비밀 계좌 이런 것도 추적할 수 있어요?

◆ 김명준> 스위스는 금년에 금융 정보를 교환할 예정에 있습니다.

◇ 김현정> 스위스도? 그러면 지금까지는 사실 '비밀 계좌' 하면 스위스였는데 이제 스위스의 계좌들, 스위스의 금융 정보도 우리가 요청하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 김명준> 요청하지 않더라도 매년 자동으로 우리나라와 스위스 과세 당국 간에 금융 계좌 정보를 교환하게 됩니다.

◇ 김현정> 올해 가기 전에 시작이 될 거란 말씀이세요?

◆ 김명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스위스가 사실은 재산 은닉처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쓰였던 곳인데 이곳의 금융 정보도 이제는 우리가 다 받아볼 수 있다?

◆ 김명준> 또 한 가지 말씀드리면 역외 금융센터가 발달하는 곳 중에 하나가 홍콩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김명준> 홍콩의 경우에는 내년부터 금융 정보를 교환하게 됩니다.

◇ 김현정> 홍콩도… 아니, 이렇게 해서 해외로 빼돌려지는 돈의 규모, 추정이겠습니다만 어느 정도로 추정하세요?

◆ 김명준> 역외 탈세 조사를 통해 국세청에서 매년 1조 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하고 있습니다. 탈루된 소득 금액 기준으로 보면 대략 연간 3조 원 내외인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부터 누적된 전체 역외 탈세 규모가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세금을 내라고 갔는데 다 적발해서 증거를 갖고 갔는데도 안 내는 사람들도 있어요, 버티고?

◆ 김명준> 그렇죠.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자료를 다 들고 갔는데도?

◆ 김명준> 그러니까 조사 과정을 통해서 추징은 됐는데 현실적으로 그 세금을 징수할 국내 재산이 없도록 이미 다 해외로 빼돌려놔서 징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경우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그냥 그 사람이 들여올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아니면 해외에 가서 뺏어옵니까?

◆ 김명준> 그렇지는 않고요. 외국 과세 당국과 징수 협조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 걸 통해서 적극적으로 해외에 은닉된 재산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하여튼 고생 많으십니다. 지금 밖에서 질문 하나 더 들어왔는데 '혹시 정치인은 이번에 93명 중에 적발 안 됐느냐.' 이런 질문 들어왔네요.

◆ 김명준> 정치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치인은 없는 것으로… 이런 소식을 전할 때마다 굉장히 씁쓸합니다. 돈을 벌면 단돈 10만 원이라도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게 우리 서민들인데 그 많은 돈을 벌고도 어떻게든 아껴보려는 그 심보, 그 좋은 머리를 좀 다른 데 썼으면 좋겠네요. 국장님, 끝까지 추적 잘해 주십시오.

◆ 김명준>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명준>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국세청 김명준 조사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