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때 석유공사 하베스트 정유시설 인수, 최경환이 지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6-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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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의원 “산업부 내부 문서 확인”
“지식경제부가 날 동반인수 뒤 처리 지침”

최경환, 2015년 국회 국정조사 때
“하베스트 인수 보고 안 받았다” 진술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석유공사에 지시해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시설 날(Narl·하류부문)을 사들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석유공사는 날 인수를 꺼리고 있었다. 날은 화재와 가동 중단이 반복됐던 부실 자산이라 인수 5년 동안 1조70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최 전 장관은 2015년 국회 답변에서 석유공사의 날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 보고를 전혀 받지 않았다”며 계약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베스트 인수 협상 과정을 정리해놓은 산업통상자원부(전 지식경제부)의 내부 문서를 확인한 결과, 지식경제부가 석유공사에 하베스트 쪽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류부문에 대한 자산가치를 재평가한 뒤 인수 협상 재개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언급한 문서 ‘석유공사 날 매각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런 지침이 떨어진 때는 상류부문만 사고 싶은 석유공사와 하류부문까지 팔고 싶은 하베스트 간 협상이 결렬된 직후다.

석유공사는 애초 하베스트의 유전(상류부문)만 인수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2009년 9월9일 협상을 개시했지만 하베스트 쪽의 날 동반 인수 요구로 10월16일 협상이 결렬됐다. 강영원 당시 석유공사 사장은 이틀 뒤인 18일 귀국하자마자 최 당시 장관을 찾아갔으며, 이 때 지경부가 날 동반 인수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최경환-강영원의 18일 면담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를 보면, 지식경제부는 ‘하류부문에 대해서는 처리 방안을 인수한 뒤 추후 검토’하라고 했다"고도 설명했다. 최 장관이 날의 부실이 커져 향후 매각을 비롯한 처리가 필요해질 것을 알면서도 일단 인수 뒤 방안을 찾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읽힌다. 지식경제부의 상·하류 동반 인수 방침은 청와대에도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해당 문서에는 하류 부문은 (향후) 처리할 계획으로 청와대에 보고했고, 김 아무개 당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보고라인에서 ‘(하류부문) 조속한 매각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이 보고라인은 당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한 박영준 국무차장을 정점으로 하는 비공개 라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장관은 2015년 2월24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당시 “(장관) 취임 1개월밖에 안돼 구체적 보고를 전혀 받지 않았다”며 “하베스트고 날이고 뭐고”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강영원 사장이 ‘최 의원 지시로 날을 인수했다’고 주장해 정부 차원의 부실자산 인수 강행 논란이 일었지만, 최 의원은 이를 부인해왔다.

홍 의원은 “최 전 장관이 국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것”이라며 “산업부가 최근 검찰에 하베스트 등을 수사의뢰한 만큼 엄중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관련 기사 : [단독] 책임없다던 최경환, 하베스트 인수 수차례 보고받은 정황)

최하얀 기자 chy@hani.co.kr